난설헌

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답답하다. 여인의 삶이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그녀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그저 허균의 누이 정도로만 알고 있던 것이 전부였다. 책을 통해 잘 몰랐던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그녀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서는 소설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한동안 소설을 읽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처럼 눈에 띄는 소설은 읽어보아야 한다. 그래서 바쁜 일들을 뒤로 하고 이 책부터 읽어보기 시작했다. 문장력이 일반 글과는 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고, 작가의 상상력을 읽어내는 시간이 의미있는 것, 그것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다. 이 책은 '제 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혼불>을 읽을 때 그 문장력에 감탄하며 읽었는데,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문장을 그려가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여인의 삶은 '결혼'이라는 제도로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서글펐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다는 것, 서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난설헌의 시대에는 빛을 발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려버린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설 <난설헌>을 보면서 그 안타까움이 더하다. 책을 읽으며 내내 속상했다. 비오는 날씨까지 내 기분을 한껏 끌어내린다. 책 속에 빠져들어본 것이 꽤나 오래간만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