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한 달 살기

베니스 한 달 살기
김상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9월

 누구에게나 꿈꾸는 여행이 있다.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기도 하도, 새롭게 충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양하게 많은 것을 보는 여행은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여행이기도 하지만, 사실 여행은 천천히 한 곳에서 현지인처럼 지내며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는 것이 의미도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저자는 그런 여행지로 베니스를 선택했고, 그 곳에서 한 달동안 지내며 있었던 일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가장 최근 베니스에 여행했던 기억 때문이었다. 나에겐 너무 만들어진 듯한 이미지가 인상적이지 않았던 곳이었고, 날씨도 을씨년스러워서 당시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서 본 여행지에 대해 보고 싶었고, 그곳이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인지 책을 통해서 보고 싶었다. 그곳에 대한 책을 낼 정도면 애착도 대단할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책을 통해서 본 베니스는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 저자가 베니스에서 만난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책에서 만나게 된 베니스는 반가웠고,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나의 여행 시간도 다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을 보며 베니스와 비첸차를 다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장에 꽂아두었던 그때의 여행일기도 꺼내들고 여행 사진도 다시 펼쳐보았다. 베니스에서 무라노, 부라노, 토르셀로 섬으로 여행했던 때에 보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저자의 여행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비첸차로 깜짝 여행을 떠나 그곳의 건축물에 감탄하던 시간을 떠올리는 것도 좋았다.

 

 여행 책자를 통해 가본 여행지에 대한 향수와 미지의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은 생활의 활력이 된다. 여행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여행지를 가고 또 가고 할 수 없는 것은 한계다. 그래서 나머지 허전함은 책으로 보충해야한다. 이 책을 매개로 베니스를 다시 여행한 기분이 든다. 1년 동안 12곳을 선정해서 한 달 동안 살아보는 것이 나의 소박한 꿈인데, 벌써 베니스 여행은 소원 성취를 한 느낌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에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