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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일단 이 책의 <철수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대한민국 평범한 남자를 나타내는 이름이 ‘철수’일 것이고, 그런 평범남 ‘철수’를 재미있게 표현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중충한 날씨,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는 요즘,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코믹한 내용으로 마음껏 웃을 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1년 35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니 궁금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은 나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낙오된 청춘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한 필체로 담았다고 하나 별로 웃음이 나지 않았다. 그저 답답한 현실만 느껴질 뿐!
상상 속의 존재, 엄마들의 희망사항 ‘엄친아’라는 존재는 드라마 속의 잘난 사람들과 함께 현실 속의 우리를 루저로 만들었다. ‘비교’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일텐데, 책 속의 ‘철수’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답답한 면이 많다. 그것이 유머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시간이 즐겁지 않고 답답하기만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혹은 내가 책을 읽은 이 시점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었던 것 같다. 우울하고 무거운 마음이 더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이 책과 나의 유머코드는 전혀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철수 사용 설명서'라는 소재로 충분히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