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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1957-2005 - Kim Young Gap, Photography, and Jejudo
김영갑 사진.글 / 다빈치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사진에 관심을 갖고, 제주도의 환경에 매혹되면, 김영갑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을 찍는 사진가라는 김영갑, 안타깝게 병마가 열정을 집어삼켰지만, 그가 남긴 사진은 두모악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그 부근에 가게 되면 들르고 싶고, 앞으로도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얼마 전 두모악 갤러리에 다녀온 다음에 예전부터 이 책을 보겠다고 기회를 노렸지만 어찌어찌 잊게 되었던 이 책을 내친김에 읽게 되었다.
나는 그의 사진이 좋다. 디카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에 밥보다는 필름을 구입하며 용눈이 오름에 오르내리고 셔터를 눌러 댄 그의 열정! 그가 담은 용눈이 오름이 그의 사진이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것을 보면, 그거면 되었다. 다른 이유는 필요없다. 다른 사진들을 보면 구도니 각도니 생각하면서 보게 되는데, 김영갑의 사진을 보면 그런 것들은 죄다 생각이 나지 않고 풍경 자체에만 전율하며 빠져들게 된다. 이것이 그의 사진만의 매력인가보다. 가만히 그 앞에서 바람을 느끼는 것! 그 느낌이 좋아서 자주는 아니지만 자꾸 그곳에 가게 되나보다.
이 사진집을 보니 너무 가만히 있는 나 자신을 움직여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오름도 오르고 바람도 느끼며 제주도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의 열정이 나에게도 전달되는 듯 하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고, 그의 사진이 주는 선물이다. 열정이 식어갈 무렵 또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