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스케이프 - 일상 속 근대 풍경을 걷다
박성진 지음, 강상훈, 김상길, 김영경, 이주형 사진 / 이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서울’이라는 곳은 나의 고향이자 생활 터전이었다. 당연한 듯 그곳에서 어릴 적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살아왔지만, 항상 바쁘고 변화하고 스스로를 아낌없이 버리는 ‘서울’이라는 곳에 염증이 난지 몇 년 째, 결국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지금이야 서울에 가더라도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겠지만, 1년, 2년, 5년, 10년, 시간이 흐르면 그곳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낯선 곳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 근대 풍경을 걷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현재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래서 결국 벗어났지만, 꽤나 오랜 시간동안 나와 함께한 공간들에 대한 추억,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모습이다.

이 책에는 낯설지 않은 익숙한 곳들이 있어서 먼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동대문 운동장, 무엇이 그리도 바빴다고 그곳이 사라지기 전에 왜 한 번 더 가지 못했는지, 이제는 볼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곳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세운 상가와 회현동도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해지는 서울 속의 모습이다. 정동 길은 또 어떤지......낯설지 않은 곳들을 반갑게 보다가도 이곳들이 시간의 흐름에 흔적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질까봐 아쉬워진다.

 2년 6개월에 걸쳐 30여 곳을 답사하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쩌면 시간이 좀 더 흐른 다음 이 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2005년의 모습이 10년 전, 또 시간이 흐른 뒤에 100년 전의 모습이 된다면 역사적 가치가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장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과거의 시간으로 떠나보는 상상 속 여행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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