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아는 여자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 3
박정호 글 그림 / 나무수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흔히 여자들이 잘 못한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한 책이 시리즈별로 나왔나보다. <축구 아는 여자>, <야구 아는 여자> 그리고 내가 읽은 책 <여행 아는 여자>. 여자들에게 여행이란 것은 80%의 설렘과 함께 20% 정도의 ‘두려움’을 주는 것 같다. 물론 여행 직전이 되면 두려움이 80%로 증가하기도 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 혼자 괜찮을까?’ 등등 여행의 시작 전에는 은근히 두려움에 휩싸여 어떨 때에는 차라리 여행을 취소할까 고민하게 될 때도 있다.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낯선 환경에서 두려움에 떨며 지낼 생각에 그만 소심해진다. 사실 두려움 게이지는 여행 시작과 함께 다시 떨어지지만......


 

 여행을 발목 잡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은행 잔고도 문제지만, 흔히들 ‘여자라서......’ 괜찮을까? 두려움을 느낀다.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에 자신감을 얻는다.

세상에 여자라서 가지 못할 곳은 남탕뿐이다. 이제 당신이 여행의 주인공이 될 차례다. (18p)

물론 세상에는 한국인으로서 가지 못할 여행지도 있고, 위험한 곳도 있다. 하지만 일단 난데없이 생소한 여행지가 아니라면 ‘여자라서’라는 이유로 발목잡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신감을 얻고 구체적인 여행을 알아보자! 난 여행 아는 여자니까!


 

 이 책을 보며 ‘여기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어요’ 코너가 인상적이었다.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곳, 이렇게 정리되어 있으니 재미있다. 그 중 파키스탄의 훈자에 가보고 싶었는데, 복사꽃 피는 계절이 오면 언젠가 가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걷고 싶은 세계의 거리’를 보며 중국 리장 고성 뒷골목부터 한 군데 씩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본다. 세상은 넓고 여행할 곳은 정말 많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남성으로 추정된다. (확실한 증거는 없으니 이름만으로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이왕 <여행 아는 여자>라는 제목을 달 것이었으면, 여행 많이 하고 여행 잘 아는 왕언니뻘 되는 분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 책에서 글의 느낌에서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 책을 읽다 중간에 저자 이름을 살펴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자인 나도 여자를 잘 모르겠는데, 하물며 남자가 여자를?' 그런 느낌이 잠시 들었다.


 

 여행 책자를 보며 가끔은 나와 취향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책도 있고, 가끔은 나는 별로 원하지 않는 정보를 듬뿍 담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책의 매력은 적당함에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래도 나는 여행을 좀 아는 여자라서 그런지 초짜 여행자들을 위한 정보는 불필요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의 단점은 아니다. 초보 여행자들에게는 필수 정보이니 말이다. 그래서 <여행 좀 더 아는 여자>라든지 <여행 잘 알고 싶은 여자> 같은 책이 등급별로 나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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