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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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과 망각 사이에 사진이 있다. 잊혀져 가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숨쉬게 하는 사진.

한 장의 사진이 담고 있는 것은 과거의 한 순간이지만, 그것이 되살리는 것은 그 순간을 감싸고 있는 시간에 대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펼쳐질 때 그것은 오늘, 그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되돌아가지 못해 더 아름답게 추억될 수밖에 없는 그런 순간들이, 사진 속에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159p)


 

 사진 책을 보면서 이렇게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대단한 무언가를 찍은 어마어마한 사진이 아니라, 그저 일상을 담은 사진책일 뿐인데......그래서 흔히 볼 수 없는 값진 감동이 느껴지나보다. 이 책은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말 그대로 전윤미 씨가 태어나서 시집가던 때까지의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진들이 담겨있다. 아이가 크면서 카메라를 의식하고 싫어하던 것 때문에 점점 사진을 찍는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아마추어 작가였음에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일상을 담아내어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을 보며 사소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이렇게 감동적일수도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러한 일상을 남들에게 내보이기 쉽지 않았을텐데, 함께 감동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고 그 기쁨이 크다. 뒤편에 실린 ‘마이 와이프My Wife’를 보면서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느낌이었다. 보통 우리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포토샵으로 주름을 지우고, 지저분한 일상의 환경이 아닌 근사한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만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사진보다는 진솔한 일상이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깨닫는다. 살아가는 이야기, 삶의 사소한 모습이 가장 감동적일 수 있고, 가장 멋진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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