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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과 결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
린다 리밍 지음, 송영화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평점 :
‘부탄’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여행가 김남희 님의 강연을 듣고 나서였다. 부탄에서 찍은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국민행복지수’를 중시하는 나라, 부탄 정부에서는 매년 2만여명 정도만 외부인 방문을 허용하고 있으며, 그것도 언제나 가이드와 동행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 왕이 일일이 국민들을 찾아다니며 민주국가가 되어야한다고 설득하고 다녔다는 이야기 등이 생소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부탄’이라는 나라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체제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나중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여행을 포기했다는 말이 사실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포기해버린 부탄 여행을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하며 볼 심산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 <부탄과 결혼하다>을 보고 나는 그저 부탄이 좋은 어떤 여행자의 여행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 부탄 사람과 결혼을 한 것이었다. 린다 리밍이라는 미국인이 2주간의 부탄 여행을 시작으로 그곳에 다시 가게 되고, 미술학교에서 푸르바 남게이라는 이름의 탕가를 전문으로 하는 선생을 알게 되어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는 내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은 정말 이번 생에 만나서 결혼할 운명이었던가! 갑자기 같은 시대에 살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의미 있어진다. 10년이 넘어가는 그들의 결혼생활, 그 이야기를 보며 부탄에서의 생활을 상상해본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다가 어릴 적 취미였던 우표 수집을 떠올리며 상상의 소재를 전환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부탄 우표의 모양을 상상해보았다. 오래전 수업시간에 부탄 우표가 그렇게 예쁘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때는 한 개라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궁금했었는데 말이다. 우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196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20년간, 수집가들에게 판매한 우표로 거둬들인 수익금이 부탄의 GNP 중 4분의 1을 차지한다. 지금도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부탄의 우표는 세상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독특하다. (168p)
재미있는 이야기다.
부탄이 사랑스럽다면 사랑하는 사람도 그곳에서 만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탄의 이야기와 사랑이야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으로 만난 부탄은 행복이 가득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