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촌 기행
정진영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미있게 보았다. 토끼를 따라가다 보니 신기한 곳으로 가게 된 앨리스의 이야기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어쩌면 이상한 나라에서의 이야기 자체보다 토끼를 따라가다 전혀 다른 세계로 향하는 순간이 나에게는 더 두근두근 설레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에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보니 도화촌이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주인공 이범우는 고양이를 따라가다가 전혀 다른 '도화촌'이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이야기에 푹 빠져 좀처럼 손에서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될 지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공감되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는데, 특히 다음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가장 듣기 거북해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진실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그 환상을 깨고자 하면 매우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죠.”

“그 환상을 깨고 진실을 마주하는 데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껍데기를 깨고 알몸으로 세상과 맞닥뜨려야 하니까요.” (268p)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이 소설의 소개 때문이었다. ‘고양이를 따라가다 보니 도화촌이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라는 것에서 나는 ‘고양이’가 나온 재미있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이 책을 골라들었나 보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고 도화촌으로 가는 매개체 역할 정도만 했다. 만년고시생 이범우, 그가 도화촌에 간 이야기를 상상하면서 읽는 시간은 생각 외로 재미있다. 여름날 슬슬 넘기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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