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죽음 - 강이 바닥을 드러내면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프레드 피어스 지음, 김정은 옮김, 이상훈 감수 / 브렌즈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지식인의 서재>라는 책을 보며 다른 사람들의 서재를 눈여겨 보던 중, 이 책 <강의 죽음>이 눈에 들어왔다.
‘강이 바닥을 드러내면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안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도 4대강 공사를 하고 있지만, 폭우로 인해 피해를 많이 입고 있는데, 이것이 공사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진 것인지, 공사를 해서 이만한건지, 의견이 분분하다. ‘강’에 대한 고민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산업화된 국가는 모두 강을 길들이고자 합니다. 구불구불한 물길을 필요에 따라 돌리고, 홍수를 조절하고, 물이 농지로 흘러들어가게 하고, 거센 물살로 수력발전기의 터빈을 돌리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모두 도를 넘어서게 됩니다. (5p)
한국어판 서문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팔레스타인 등지의 세계각국의 현황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어떤 공포물보다 공포스러운 현실이다. 이것은 픽션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라는 생각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정치적 상황,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최소한의 생존권과 연관된 물이 위협을 받고 있다.


책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사실 ‘즐거움’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경악할 만한 현실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의견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듯하다. 이 책을 보다보니 세상은 전혀 아름답지 않고, 대책없고,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오만한 사람들의 막무가내식 생활터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물을 공급하자는 대대적인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우물 때문에 불소화합물 중독 증세를 앓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또한 비소가 함유된 물은 10년을 마셔야 비로소 첫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누가 위험에 처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이런 수인성 질환으로 방글라데시에서 해마다 약 25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선의의 마음으로 시작한 우물 사업이지만, 중요한 것은 서방 여러 국가와 UN 기구의 구호자금으로 판 관정의 물을 마신 사람들 가운데 수천여 명이 아직도 비소 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90만 개의 관정을 처음 파준 단체는 유니세프라고 한다. 수질검사만 했어도 이렇게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막았을텐데, 좋은 의도로 한 일이어도 결과는 이렇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발전이라는 것,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후대에 아름다운 자연경관 하나 못 물려준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아무리 편리하고 이롭다고해도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이들의 미래가 파괴되는 것, 그것을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중국에서 황허 강은 점점 더 위태로워 보인다. 나는 기술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거라고 믿으면서 꿈속을 헤매듯 다음 재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8p)
이 문장에서 한국과 사대강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나뿐인가?
우리는 이미 도를 넘어선 것은 아닐까?
그저 가정용수를 아끼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물의 문제,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토론하고 고민을 한 이후에 일을 진행하는 것이 지금처럼 밀어붙이기식 진행보다는 피해가 덜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