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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는 거기 없었다
고민정 지음 / 행복한책장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샹그릴라. 거기가 그렇게 좋다더라.“
한참 여행을 하던 때에 ‘샹그릴라’에 대해 그렇게 처음 들어보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면이 좋은 지 듣지는 못했고,
그저 ‘그렇게 좋다’는 곳이라고만 듣게 되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게 되었다.
샹그릴라!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온 지상낙원,
그런데 소설 속에 막연히 이상향으로만 그려진 곳을 중국 정부에서 중국의 한 곳을 샹그릴라로 지정했다고 한다.
대단한 중국이다.
어쨌든 그곳은 상상 속의 지상 낙원에서 실재하는 곳으로 탈바꿈된 것이다.
그리고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는 곳이 되어버렸다.
누구에게든 마음 속의 고향 같은 곳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궁금했다.
그곳에 가게 되면 나는 그곳을 지상 낙원으로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그곳에 가지 말고 이상향으로만 마음 속에 남겨두는 것이 나았을 것일까!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 궁금했다.
고민정 아나운서에 대한 이야기는 얼핏 들었다.
시인 남편과 결혼해서 산다는 이야기 정도,
돈이 중점인 우리 사회에서, 그 직업군에서, 그런 것들을 떠나서
사랑만으로 함께 살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를 보니
나의 생각은 일단 ‘놀라움’이었다.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많은 부분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반가운 마음이 생겼다.
이 책을 정말 두근두근 재미있게 보았다.
부러움 반, 공감 반,
책 읽는 시간이 작은 떨림이 된다.
오랜만에 ‘사랑은 현실’이라고 생각하던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난 왜 이런 사랑은 현실에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내가 생각하던 사랑의 모습, 삶 속에서 지속되는 모습이 이런 것이었는데,
왜 현실에서 그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부러움에 두근두근~ 어찌보면 유치할듯한 멘트마저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다가도
가슴 한 켠을 저며낸 듯
쓰리고 아프면서도 허전한 느낌을 갖는다.
샹그릴라를 보기 위해 이 책을 집어들었으면서도
이미 나에게는 샹그릴라는 뒷전이 되어버렸다.
그들의 삶이 ‘샹그릴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샹그릴라 여행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다른 이야기들이 많아서 당황스럽겠지만,
삶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꽤나 괜찮은 느낌의 책이다.
"인생은 내 안의 샹그릴라를 찾아가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