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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ㅣ 심야 치유 식당 1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1년 3월
평점 :
심야식당 만화를 정말 재미있게 본 나로서는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야식당의 아류작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서던 나를 잡아끌던 한 문장이 있었으니,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것을 당연히 추구해야하는 사회인데,
’주마가편’하는 마음으로 계속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그게 문제일 수 있다니?
궁금한 마음이 들고, 그 문장에 매료되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들도 알고 있다.
답답하고 길이 안 보인다는 것을.
그러나 가기 싫은 길은 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 섞인 시선,
“요즘 뭐하고 지내?” 라고 물어보는 주변의 시선과 압력이 부담스럽다. (7p)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기 싫은 길을 가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까운 가족친지의 경우에
더 부담없이 이야기하고, 더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행복해질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내가 그 당시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일거란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줄지도 모르겠구나!
어쩌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줄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심야 치유 식당>은 심리 에세이다.
이 책에는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노사이드’ 카페에 들른
여덟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여덟 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소설처럼 전개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딱딱하게 심리학에 대해 논하는 책보다
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들을 좀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손님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며 글을 읽었더니
어느새 책장은 술술~ 잘도 넘어간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다음과 같다.
“버나드 쇼가 이렇게 말했죠.
세상이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기적인 병이다.
왜 행복을 소비하려고만 들고 생산할 생각은 하지 않는가.
멋진 말이라 가끔 써먹죠.
세상에는 행복을 생산할 줄 모르고 누가 갖다 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죠.“ (249p)
지금껏 행복을 소비하려고 들었다면, 이제야 조금씩 행복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