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우리가 상식처럼 당연히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 주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승자들의 음모, 여덟 가지가 담겨있다. 한국 경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 박정희 시대 개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기업 재벌이 없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토건 사업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 부동산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다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 머리말에 보면 ‘만약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승자의 음모에 속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는 저자의 말이 있다. 나는 이 중 두 가지는 물론 여덟 가지 모두 그동안 들어왔고 어느 정도 동의하던 것이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세상의 어떤 일들이든 그렇다. 어쩌면 커가면서 창의적인 사고, 또는 비판적인 시선을 잃어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렇다더라.’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그렇구나!’ 동의하고 만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상식처럼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아니라니까, ‘그렇구나!’ 생각한다. 정치,경제 분야는 너무 생소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지 못하면서...... 그래도 그전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같은 경제학자의 실명을 마구 거론하면서 반대의 논리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비판이 아닌 비난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논리를 반박하고 딛고 일어나는 것이 상대방을 깔아뭉개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짚어가며 이야기하지 않았어도 이 책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