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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길 ㅣ 우리글대표시선 15
이생진 지음 / 우리글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읽고,
언젠가는 성산포 근처에서 성산포를 바라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막연한 생각은 그저 환상이었나!
나는 그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올해
뜬금없이
서귀포 부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게 되었다.
음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서귀포 칠십리
어느 틈으로든
바다가 보이면 됐어
.............
(서귀포 칠십리길- 이생진 作)
마냥 좋기만하던 초심이 시들어가는 무렵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시집을 펼쳐드니
서귀포의 환상이 아른거린다.
무심히 바라보던 섶섬, 범섬, 문섬
보목동과 제지기 오름이
책 속에 나오니 반갑다.
이곳 정말 좋은데, 시간이 흐르니 좋은지 모르고 산다.
어떤 것들이 좋은지 하나씩 짚어보게 된다.
시의 언어로 태어나니 꽤 낭만적이다.
이 시집은 읽는 때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읽을 때와 성산포를 바라보며 읽을 때, 그 느낌이 너무나 달랐다.
그리고 성산포를 보고 와서 한참 시간이 지났을 때,
그리운 마음을 떠올리며 읽는 느낌도 달랐다.
지금 나는 <서귀포 칠십리길>을 서귀포에서 읽었다.
서울에서 읽을 때와 정말 다르다.
내 온몸과 마음에 싯귀가 스며든다.
그리고 이곳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달라진다.
자연환경 자체가 시가 되는 이곳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