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이옥순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흥미로운 책을 읽게 되었다.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이 책으로 그동안 미처 느끼지 못했던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을 살펴보게 되었고,
인도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재정립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2001년 어느 봄날의 한 신문 기사로 시작된다.
뮤지컬 스타들이 인도로 간 까닭은?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9박 10일의 일정으로 인도 문화를 체험한다는 기사다.
“우리와는 달리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롭게 사는 인도인의 삶과 문화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는 그들의 인도 여행이 후에 어떤 결과를 주었을 지, 
저자의 말처럼 신문은 애프터서비스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인도라는 곳은 과연 사람들이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롭게 살고 있는 곳인가?

인도라는 곳의 이미지,
일반적으로 ‘인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몇 가지 적어보아야겠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곳, 지저분하지만 평화로운 곳, 신비한 정신의 나라?!
하지만 인도에 처음 가기 전에 좀더 알고 가고 싶어서 책과 사진 등으로 접하고 생각해본 그 곳의 이미지는 실제와 많이 달랐다.

어떤 분은 인도에 가서 깨달음을 얻었는데 난 왜 아니지?
이 책을 읽어보니 인도는 이런 곳인데 왜 내가 보기에는 아니지?

당황스러웠다.
인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었고, 
내가 책과 영화를 보며 미리 공부해 간 것이 전혀 쓸모가 없었던 곳이었다.
지금도 사실 그곳을 어떻다고 정의하기 힘든 다양성을 가진 곳이다.

이 책을 보며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2장 복제 오리엔탈리즘 부분이었다.
영국이 지배자의 시각으로 인도를 바라본 것이 오리엔탈리즘이라면,
복제 오리엔탈리즘이란 그와 비슷한 복제된 시각,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이 인도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문학이나 영화에서 접했던 인도의 이미지를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 
우리가 바라보는 인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쩌면 그동안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그곳의 이미지를
생각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인도의 캘커타를 무대로 제작된 역설적인 제목과 내용의 영화 <시티 오브 조이>를 보는 우리도 결국 가난한 인도인에게 가부장적 시혜를 베푸는 백인 주인공의 눈을 따라간다. 
그러나 영화를 떠나서 직접 인도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백인 못지 않게 냉정하고 오만하다. 113p

이 책을 보며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다시 생각해본다.
이 책의 모든 부분에 공감을 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아니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적어도 몇 가지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나에게 여행은 무엇이며, 인도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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