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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감수광 - 느끼고 배우고 미친다
강민철 지음 / 컬처플러스 / 2010년 7월
평점 :
제주 올레!
최근 몇 년간 나를 사로잡은 여행이었고,
새로운 여행 패턴을 제시해준 곳이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걷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모르고 있던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을 만났다.
<올레 감수광>
제목에서 보면 ‘올레에 가십니까?’ 라는 제주어로 질문을 던지는 것만을 떠올렸는데,
감수광을 한자로 적어 놓은 것을 보고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느끼고 배우고 미친다!
독특한 시선이 표지부터 마음에 든다.
모르고 걷는 것과 알고 걷는 것, 그 차이를 이 책을 보며 몸소 느끼게 되었다.
타지 사람이 올레길을 걸어보고 ‘참 좋더라.’ 라는 감상만을 적은 기행문을 넘어 서서
제주 사람이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풀어낸 시선에 이 책의 매력을 느꼈다.
이 책을 보고 올레 5코스를 새롭게 걸어보았다.
예전에는 그저 ‘동백나무 군락지의 동백꽃들이 참 많고 예쁘구나!’라고만 느끼고 지나갔던 그곳을
이번에는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걷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곳에 먼 옛날, 현맹춘 할머니가 열심히 모은 35냥으로 황무지를 사들여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원래 저기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일하다가 남편이 소나무 잎에 찔려 파상풍을 입어서 동백나무로 바꾸어 심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니,
과거로부터의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가만히 동백나무를 바라보며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봄에 동백꽃이 만발할 때 다시 오면 또다른 느낌을 받을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이야기들을 새롭게 익혀보며
천천히 올레길을 다시 걸어보려고 한다.
풍경이 풍경만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올레길과 제주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