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여인숙

물고기 여인숙 - 어느 섬 여행자의 표류기
이용한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8월

물고기 여인숙이라니?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아! 섬~! 
섬을 말하는 것이구나.
이 책 매력적이다.
일단 제목에서 나의 마음을 끈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14년간 ‘길 위의 시인’으로 국내외 오지를 떠돌았고, 그중 4년은 섬을 찾아 바다를 표류했다고 한다.
저서를 보니 얼마 전 재미있게 읽었던 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가 있었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 책을 읽으며 길고양이들의 사계절에 따른 묘생을 바라보는 시간이 좋았다.
한 장 한 장 끝까지 아끼며 읽었고, 마지막 장을 넘기며 아쉬움에 어쩔 줄 몰랐다.

이 책에는 다양한 섬 이야기가 담겨있다.
문화 유적과 생태계의 변화까지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다양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림 그리듯 그려낸 글이다.
사진도, 글도, 내 마음을 붙잡아 놓는다.
거의 사라지고 있지만 유일하게 섬에서는 볼 수 있는 초분이라는 독특한 분묘 형태도 인상적이었고,
새우보다 새우깡을 더 많이 먹었을 거지 갈매기 이야기에서는 웃음이 나와 어쩔 줄을 몰랐다.
마지막으로 독도 이야기까지 역사를 한 눈에 훑어보게 되어 좋았고,
천천히 걷고 싶은 섬길, 나만의 섬 일출 일몰 명소, 섬에서 즐기는 낭만 해수욕장, TV도 반한 우리 섬을 보며 가보고 싶은 섬들을 정리해보는 시간도 좋았다. 

이 책도 아끼며 읽게 되었고, 마지막 장을 넘기며 탄식을 하게 되었다.
책 속에 포스트잇을 잔뜩 붙여놓았다.
안 그래도 이번 태풍으로 엊그제 떠나기로 했던 제주도 여행이 취소되었는데,
그 아쉬움을 더해서 그런지 이 책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쯤 우도 어딘가를 거닐고 있을 시간이건만, 책 속에서 만난 우도가 특히 내 마음을 울렸다.
이 책을 보며 또 다른 여행을 꿈꾼다.
1박 2일에 나왔던 아름다운 섬들, 영화나 드라마에 나왔던 곳, 이름조차 처음 듣는 듯한 생소한 섬 등등 섬으로 떠나는 여행을 위해 짐을 꾸리고 싶어진다.
구체적으로 여행 일정을 잡으면 다시 이 책을 꺼내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