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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신야, 여행의 순간들
후지와라 신야 글 사진,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잔뜩 기대를 하게 된 것은 예전에 읽었던 후지와라 신야의 책 <인도방랑>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 여러모로 압도적인 느낌과 충격이 가득했고,
생생한 사진을 보며 또 한 번 감탄하던 책이었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삼 년간의 인도 여행 기록을 담은 예전의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생생하게 와닿았고,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쇄를 거듭하며 그 생명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후지와라 신야의 또다른 책인 이 책도 잔뜩 기대를 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점점 나는 당황하게 되었다.
세대차이라고 해야하나?
여행을 하는 시선의 차이를 느꼈다고 해야하나?
너무도 날선 후지와라 신야의 시선이 낯설었다.
‘그런 의미가 아닐 수도 있을텐데, 왜 이렇게 뾰족하게 하는거지?’
내가 그렇게 감동받고 인상깊게 읽었던 <인도방랑>의 저자가 맞는지, 생소한 느낌이 들어버렸다.
하지만 저자가 후기에 남겼듯이
“여행의 일상에서 겪었던 단순하고 즉물적인 사건들‘을 구성한 책으로
이 책은 지금까지 써온 여행기와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자는 여행을 환상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서 접하게 되는 일상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일들을 솔직하게 가감없이 내보이려고 한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마드적인 삶을 살았던 후지와라 신야, 그가 노년의 나이에 여행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바라보며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팬들을 위해 립서비스하는 책이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에게 젊었을 때의 여행에 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느낌이 든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후지와라 신야의 여행 사진이 마음에 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