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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요리 살인사건 ㅣ 미식가 미스터리 1
피터 킹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0년 7월
평점 :
예전에 <절대미각 식탐정> 만화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음식 만화에 탐정이라는 직업의 결합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무도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얼마 전 보았던 영화 <바베트의 만찬>도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부채질했다.
14년간 외딴 마을에 나이 지긋한 두 자매의 하녀로 지낸 바베트,
사실은 프랑스 ‘엉글레 카페’의 수석 요리사였던 바베트가 복권에 당첨되고,
목사님 탄신일 기념 만찬을 최고급 프랑스 요리로 준비하게 된다.
복권 당첨금을 탈탈 털어 준비한 요리들, 철저한 금욕주의인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후회와 자책을 했지만,
화면 가득 코스로 나오는 정통 프랑스 요리를 맛보며,
투닥투닥 싸우던 시골마을 사람들이 화해하고 오랜 부부가 사랑이 싹트는 마지막 장면에
잔잔한 감동이 있었던 영화였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의 80%는 제목이었다.
나는 사실 살인 사건이 나오는 책이나 영화는 무섭고 잔인해서 싫다.
하지만 제목에서 유추해보았을 때, ‘살인 사건’보다는 ‘프랑스 요리’에 관한 것이 더 비중있게 담겨있거나,
음식 관련 독살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살인 사건은 무서워하면서 독살은 흥미로워하는 나의 이상한 취향이 난해하긴 하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든 일단 이 책을 읽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위의 두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프랑스 요리와 미식가 탐정의 활약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있었다.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열린 호화 만찬회에서
악명높은 저널리스트가 죽는다.
미식가 탐정이자 탐정소설 마니아인 나는 얼떨결에 진짜 탐정 노릇을 하게 되는데......
IJ는 독살된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범인일까?
나도 어리바리 초짜 탐정이 된 양 그들의 단서를 놓치지 않고 추리를 해보았다.
‘혹시?’, ‘혹시?’ 하면서......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가 찍은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범인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다양한 요리의 향과 맛을 떠올리며 입맛 다셨던 시간이 나에게는 훨씬 기억에 남는다.
살인 사건보다는 ‘요리’에 더 감탄하게 된 책이었다.
범인을 유추하는 부분보다는 식재료를 찾아내는 면에서 더 감탄을 하게 된 책이었다.
어찌되었든 이 책이 나에게 달콤한 독서의 시간을 준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