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눕

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얼마 전 김남희 님의 강의를 들을 때 이야기가 기억난다.
여행을 다니면 어떤 사람이든 배낭 한 두 개에 필요한 짐이 추려지는데,
부자든 가난한 배낭여행자든, 여행을 하면서 지고 갈 수 있는 짐은 한정되어 있다.
그 배낭에 어떤 짐이 들어있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 등을 짐작할 수 있다고.
어떨 때에는 ‘저 사람의 배낭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열어보고 싶고, 궁금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가 <스눕>이라는 책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부추겼다.

표제인 ‘스눕’은 기웃거리며 돌아다니거나 꼬치꼬치 캔다는 뜻. 

저자는 직감에 의존하는 것을 뛰어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는 기술로 스눕을 재정의하며, 인간이 어떻게 숨겨진 자신의 내면을 외부로 투영 또는 감추려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사소한 행동이나 버릇이 나를 말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심리학적 논리와 함께 이를 이용한 이미지메이킹의 비법이 덤으로 제공된다. 

이 책의 설명을 보고 무언가 끌린 듯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그런데 나에게 이 책은 잘 포장된 선물같았다.
포장지만 근사한 선물이랄까.
막상 열어보니 내용이 없는 것.
설마설마 했는데 이게 다인 것.

그것은 어쩌면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관찰자들이 추론을 하는 데 실제 적용했던 단서들’과 ‘관찰자들이 추론을 하는 데 적용해야 했던 올바른 단서들’에 대한 차이라든가, 스누핑을 방해하는 가짜 단서들에 대해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정말 이것이 다인가?’하는 의문을 남긴다.
이럴 때에는 독서에 아쉬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