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오후 4시의 천사들
조병준 지음 / 그린비 / 2005년 12월
평점 :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는 저자가 마더테레사의 집에서 만난 친구들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물론 마더테레사의 집에서 만난 사람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가 인생에서 의미있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을 담은 책이다.
인도의 캘커타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라고 알려진 칼리가트가 있다.
마더테레사의 집이라고 알려진 그곳은 세계 곳곳의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한 때 나도 인도 여행 중 그곳에 간 김에 잠시라도 봉사를 해야겠다며 캘커타에 간 적이 있다.
하지만 40도가 넘는 후덥지근한 날씨, 내 몸 하나 주체할 수 없는 더러움과 혼돈의 극치인 그 뒷골목에서 그냥 조용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하루 만에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 가끔은 아쉽게 생각되면서도
그때의 일기를 보면 내가 또 다시 그곳에 가게 되고, 똑같이 그런 상황에 닥치게 된다면, 또다시 같은 결정을 내릴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고민과 스스로에 대한 자책을 담은 글을 보면 내 마음 역시 혼란스럽다. 그곳에서의 기억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혼란스러운 도시에 머물렀던 경험이다.
상상을 초월하던 그곳!
그래서 그곳 관련된 이야기를 보게 되면, 제일 먼저는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하게 되고, 그 다음으로는 다른 이들의 경험이 궁금한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 책이 있다고 알게 된 이후에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안에 사람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이 책을 보면서도 들었다. 여행이 의미 있는 것도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은 의미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길을 걷다보면 숱한 인연을 경험합니다.
‘하필이면 그날, 그곳’에서 어떤 사람의 인생과 나의 인생이 마주칩니다. (92p)
세상을 떠돌며 만난 친구들 이야기,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의미를 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인상 깊다.
어떤 이야기는 웃음이 나다가도, 어떤 이야기는 마음 깊은 곳에 울컥하는 느낌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마음에 강한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들 이야기, 나에게도 그런 의미를 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