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심리학 - 인생이 재미있어지는 심리 기술
우에키 리에 지음, 서수지 옮김 / 럭스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얼핏 생각난다.

"스승님, 깨달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것은 아주 쉽다. 넌 사슴만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그 다음 날, 제자는 스승에게 말했다.
"스승님, 저는 밤새 사슴만 생각했답니다. ㅠㅠ"


이 책의 서평을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백곰 심리학’도 마찬가지의 실험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백곰실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서 좀 길지만 그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일명 ‘백곰 실험’이라고 부르는 인지 연구 및 기억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실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고,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백곰의 하루를 쫓는 50분가량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백곰을 대상으로 한 것은 심리학적으로 백곰은 아무것도 상징하지 않는 이미지가 고정된 동물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영상을 다 보여준 다음 각각의 그룹에게 서로 다른 세 가지 사항을 지시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백곰을 기억하시오!’
두 번째 그룹에게는 ’백곰을 생각하든 생각하지 않든 좋을 대로 하시오!’
세 번째 그룹에게는 ’백곰만은 생각하지 마시오!’

1년 뒤 그 영상의 내용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한 그룹은 어느 그룹이었을까?
놀랍게도 ’백곰만은 생각하지 마시오!’라고 금지했던 그룹이었다.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백곰’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듯이 무언가를 잘하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면 반대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마치 청개구리 같은 이런 현상은 신중하게 처리한 일이 오히려 고뇌를 더 깊게 하게 하는 셈이다. 
무리해서 억지로 금욕적인 심리 트레이닝이나 자기 계발 등의 단련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 점차 상식이 되고 있다. 
‘그 일이 좀처럼 잊히지 않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되풀이한다. 
이런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려면, 잊고 싶은 일일수록 결코 잊으려 해서는 안 된다! 

재미있지 않은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 중 청개구리 심리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더라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최초의 인간, 아담도 마찬가지였다.
선악과만 빼고 온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해도, 아담은 기어이 선악과를 먹고 말았지 않은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악착같이 하게 되는 것, 잊혀지지 않는 어떤 사건에 대해 온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고뇌하는 것,
어쩌면 그런 청개구리 심리는 인간 모두에게 해당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의 카운셀링이나 치료법은 오히려 청개구리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잊으려고 애쓰는 것, 하지만 그것만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보며 공감하게 된다.
사람이 아무리 우울하고 눈물이 나도 한나절 힘껏 울기만 하기에는 힘들다는 것, 
우울할 때 괜히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더 우울해진다는 것 등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에 대한 대처법 또한 이 책에 담겨있어서 속시원하게 읽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이 그다지 두껍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알차게 담겨있어서 좋았다.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는 인생, 항상 슬플 수만도 없는 인생, 변화하는 심리에 애쓰지 말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보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보자!
혼자 알기 아까운 내용이지만, 혼자만 알고 싶은 이 심리는 도대체 뭐지?

사람의 심리는 알려고 할수록 복잡하고 난해한 느낌이 든다.
잘 모르겠다.
그래서 심리 관련 서적을 찾아 읽게 되나보다. 
최근에 읽은 <마음의 블랙홀>, <히든 브레인>과 함께, 올해에 재미있게 읽은 인간 심리에 관한 서적 3종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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