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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여행. - 마음 여행자의 트래블 노트
최반 지음 / 컬처그라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오래 된 예전 일기장을 꺼내 보았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라고 여기던 때에 나는 그곳에 있었다.
지긋지긋하게 힘든 곳, 혼란을 안겨주는 곳, 그러면서도 나에게 위안을 주고 내 안의 힘을 일깨워 주는 곳,
그곳은 나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훨씬 이전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을 읽게 된 지금 이 순간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주저리주저리 담기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보며, 약간의 글을 보며,
내 나름대로의 인도를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따분하고 지루할 것 같은 일상적인 것도,
나름대로의 색깔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곳은 미화만 되어서도 안되고, 구질구질 힘들고 역겹게만 표현되어서도 안되는 곳이다.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곳,
이 책을 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저자가 탄 버스가 벼랑 끝에서 떨어질 뻔 하다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 후,
저자가 떠올린 인도 속담이었다.
'세상은 기차역의 대합실과 같다.'
세상은 기차역의 대합실처럼, 조만간 도착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잠깐 머무는 곳일 뿐.
여행자들은 대합실에서 영원히 살 수도 없고 대합실의 물건들을 소유할 수도 없고 기차가 도착하며 언제고 미련없이 떠나야만 하는......
그날은 아직 기차가 도착하지 않은 날이었어. (27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