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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
김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이쁜 딸은 이번 여행의 목표가 뭐야?"
"잘 다녀와서 엠피쓰리 사는 거!"
상쾌명쾌깔끔한 대화다!
모범답안이 아니기 때문이랄까!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 등 뻔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오히려 나의 기억에 남는다.
엄마와 딸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 티격태격 우왕좌왕 모녀 여행기가 정감이 간다.
오~ 사랑하는 딸과 함께 행복한 여행 어쩌구 했으면 이 책을 읽다 말았겠지만,
덤벙덤벙 티격태격 여행 이야기는 오히려 내 시선을 끌었다.
솔직담백한 느낌이 들었다.
여행 자체보다는 여행 동반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감정이 상하고, 감정이 폭발하게 되면 욕도 하며 서로 싸우며 티격태격 여행을 하는 것이
모녀 뿐만이 아니라,
어떤 여행 동반자가 되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여행이 한달 이상 가게 되면 말이다.
그리고 언어에 관한 문제,
해외에 나가면 가장 힘든 것이 의사 소통의 문제일텐데,
언어에 대한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담겨있다.
총명한 그들은 수제비처럼 한두 마디만 뚝뚝 떠넣는 나의 영어를 너무나도 잘 알아듣고 누더기 영어 문장을 다시 정교하게 기워주기까지 한다.(85p)
이 책을 보다가 여행 중 만난 여자 여행객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친정엄마가 60이 넘으셨지만,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니 충분히 돌아다니실 수 있을것 같다고,
같이 왔으면 참 좋았을거라고, 그런 이야기.
딸과 함께 유럽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좀 해보시라고,
이 책을 조용히 엄마 책상 앞에 놓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