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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지 기행 - 어머니의 품, 신들의 고향에 가다
조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떠나면 정착을 꿈꾸고, 한 곳에만 머물다보면 떠남을 꿈꾸게 된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정작 여행을 다닐 때에는 정처없이 떠돌아다니 것이 불안하고 막연하기만 했었는데,
그래도 다니고 싶었던 곳은 거의 다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미련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착을 하고 나니 이제와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저 봄이 오고 있어서 그렇다고 치자!
그냥 책으로 위안을 받아보자!
그래서 내 마음을 달래줄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 책 <인도 오지 기행>을 만나게 되었다.
<인도 오지 기행>은 <한겨레>에서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10년 전부터 종교명상전문기자로서 깨달음과 영성수련, 수행, 수도, 명상, 심리치유, 공동체 등의 글을 써왔다는 조현 님의 책이다.
별 기대없이 책을 읽을 읽다가, 읽으면서 매료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나에게 그랬다.
내가 알고 있는 인도 이야기가 나오면 인도에 대한 향수에 그리움이 사무치고,
모르던 이야기가 나오면 수첩에 적어놓고 언젠가를 기약하게 된다.
그러면서 불안 초조하고 답답하던 마음이 어느새 평화롭게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문득 생각해보니 ’여행’은 나를 설레게 하는 신비한 매력이 있는 무언가였다.
그런데 더 깊이 생각해보니 그것이 ’인도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쳤을 때 힘을 얻고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인도였고,
내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 결심을 하게 된 것도 인도에서였다.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바쁘게 달려가다가 다시 기억을 되살리는 듯한 느낌을 이 책을 읽으며 받게 되었다.
"이번엔 예행연습, 다음엔 진짜 여행을 할거야."
이런 말버릇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행다운 여행 한 번 못하고, 다음 세상에나 여행을 제대로 해야겠다며 이 생을 허무하게 보내버릴지 모른다. 다시는 오지 않는 단 한 번뿐인 현재를 살지 못하고, 늘 과거나 미래를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14p)
다음 생에서나 여행을 꿈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행만을 꿈꾸며 현재를 시들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 단 한 번 뿐인 현재, 현재를 살고 싶다.
그리고 저자의 기억이 아닌 내 기억 속의 인도를 꺼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