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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섯에 카미노를 걷다 - 평화의 길, 감동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박건삼 지음 / 김&정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어머니의 마음을 좀 움직여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하시면서도
뭔가 하려면 '이 나이에~'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시는 모습에
나이가 드신 분들도 자신들의 속도로 뭔가를 해내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예전에 <일생에 한 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책에서도 육십 대에 어학연수를 떠난 일본인 어르신의 이야기도 보았고,
이번에는 육십 대에 카미노 산티아고로 걷기 여행을 떠나신 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니
그 길에 가든 말든 일단 마음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고,
조용히 어머니의 책상 위에 이 책을 놓아드렸다.
결과는 대성공!
이 책으로 카미노에 대한 두려움은 없애고, 꼭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으니 말이다.
그리고 수첩에 메모해가며 어떻게 해야겠다는 이야기까지!
오히려 나보다 더 그 곳에 대한 열망이 샘솟으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장 피드포르부터 시작하는 길이 가장 일반적이라더라.
빨래집게도 좀 넣는게 좋겠다.
짐은 최대한 가볍게, 자신의 몸무게의 1/10 정도가 좋다더라.
등등
우리 모녀는 산티아고에 대한 이야기로 주말이 도란도란 즐거웠다.
그래서 나도 부랴부랴 읽게 되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20대가 아닌 지금의 나,
그래서 가끔은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늦은 것은 없다.
해낸 일과 하지 못하고 미련으로 남는 일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산티아고 길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의 장점은 평소 운동이라고는 스트레칭이나 요가 정도가 전부인 나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다.
체력의 단점을 이런저런 사소한 정보로 극복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준다는 것이었다.
피레네 산맥을 넘어보고 싶지만 체력이 안될거란 생각으로 망설였는데,
그저 론세스바예스까지 짐을 보내고 좀더 가볍게 걸어가면 될 것이고,
길을 잃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보며 혹시 모를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얇은 책이지만 알차게 정보와 감상이 골고루 들어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카미노를 걸은 사람들이고
하나는 카미노를 걷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책의 앞부분을 보다가 이 말을 보고 완전 공감을 했다.
일단 걸어보지 못하면 알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으로, 나만의 카미노를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