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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박광수 글.그림, 김유철 사진 / 홍익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날씨도 으슬으슬,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요즘!
처음에는 행복한 느낌을 받는 카툰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그렇게 철저하게 나의 선입견으로 선택된 책이다.
’광수생각’의 저자 ’박광수’, 그리고 왠지 행복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 ’해피엔딩’이라는 제목,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단 두 가지 이유였다.
책장을 넘기면서 나는 적잖이 당황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진과 함께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죽음’이라는 이야기가 지금의 나에게는 적절한 소재가 아닐거라 생각했다.
지금 나는 지치고 힘들다.
나의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더 힘들어질까봐 걱정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바닥을 치고 있는 내 기분을 끌어올리려고 했던 나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선택이었지만,
이 책은 나의 기분을 더 숙연하게 바닥에서 더 밑으로 다지게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있나보다.
極卽反 '극즉반'이라고 하지 않는가!
극과 극은 통하나보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는 삶을 더 깊이 살펴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가끔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짧은 글과 사진들이 담겨있는 이 책은 그런 명상을 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다.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책에서 나는 오히려 더 강한 삶의 의지를 느낀다.
그러면서 나에게 다가온 한 문장이 내 마음을 깨운다.
’인생도 여행인데, 왜 나는 아무런 계획 없이 살아갈까?’
내 인생의 여정에 계획표를 세우고 후회없는 삶을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를 생각에 빠지게 한, 인상깊은 문장이 있다.
앞으로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자신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숨을 거두고 천국에 갔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에게 던져질 질문은 단 하나,
"너는 왜 너 자신으로 살지 못했는가?" 일 것이다.
-레오 버스카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