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걷는 길을 막연히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굳이 그 길을 걸으려고 하지 않았다. 인생 자체가 고행인데 뭐하러 고생을 하러 갈지...... 그런데 2010년, 새해 계획 중 산티아고 길을 조금이라도 걸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무래도 몸이 편안하니 마음의 고통이 더 직접 와닿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의 맞이를 무거운 마음으로 하다보니, 몸의 고통으로 마음의 고통을 잊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산티아고 카미노에 관한 책을 찾아 읽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2008년 6월 22일부터 7월 19일까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산티아고 길을 걸은 기록이다. 아버지와 딸이 의기투합하여 힘들다는 산티아고 길에 다녀온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은 정보 전달면이었다. 대부분의 에세이는 개인적인 느낌을 담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보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직접 가서 걸어보면 나는 어떻게 느낄 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책에 '여행 준비물'을 보며 필요한 물건과 필요 없는 물건을 선별할 수 있었다. 자잘한 준비물 중 꼭 필요할 듯한 것들을 수첩에 적어놓는다. 그래도 전체 배낭 무게가 8kg를 넘지 않게 해야 내 짐을 온전히 지고 걸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 여행을 바로 앞두고는 정말 짐 선별에 고민이 많을듯 한다. 아무래도 나는 걷기 초보 여행자이기 때문에 제대로 정보를 접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