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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ㅣ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유서’를 작성해오라는 학교 숙제가 있었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애석하게도 제출해버린 유서는 내 손에서 떠나버려서,
지금은 그때 내가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복사라도 한 장 해놓을 걸...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이 어쩌면 이렇게 한 글자도 떠오르지 않는지 애석하기만 하다.
그래도 나름 심각하면서도 생각을 많이 했던 시간이었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강렬했다.
강렬한 인상을 준 제목의 책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한 번 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아이들, 유미와 재준은 각자 다른 이성친구를 좋아하며 서로에게 친한 친구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재준이가 죽는다.
그리고 재준이의 어머니가 유미에게 재준이의 일기장을 건네준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재준이의 일기장 첫머리에 적힌 글은 우리 모두 한 번 쯤 생각해봐야 하는 문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유미는 열 여섯 소녀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회피’만이 정답은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접하게 된 이야기에 각자 자신만의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될 거라 느꼈다.
유미는 재준이가 적은 일기장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넘겨 볼 수도 없이 괴롭기만 했는데, 점점 일기장을 읽어보게 되었다.
유미의 눈으로 바라보는 재준의 일기,
왜 죽게 되었는지, 죽음이 얼마나 슬픈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 마음, 현실 등등을 함께 보며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좋았다.
특히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는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을 딱 짚은 발언에 박장대소했다.
현재의 학교 교육은 고양이고, 금붕어고, 뱀이고, 코끼리고 모두 모아다가 각자 잘 하는 걸 더 잘 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그 모든 동물들을 똑같이 만들게 하는 교육이라고.
고양이더러 물 속에서 헤엄도 치고, 똬리도 틀고, 코로 물도 뿜으라고 요구하는 교육이라고 말이다. (140p)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