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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올 7월,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처음 가보게 되었다. 살짝 한 두 코스만 걸으려고 하다가 시간을 더 내서 걷게 될 정도로 제주 올레길은 매력적이었다. 그 매력을 빛나게 해 준 곳 중 하나가 '두모악 갤러리'였다.
제주 올레 3코스에서는 중간에 제 때 밥을 먹지 못하고, 걷느라고 지치고 힘들던 기억이 난다.
몸이 지쳐가던 무렵 휴식처럼 그 곳을 만나 작품감상도 하고 커피도 한 잔 하고 길을 나설 수 있었다.
길에서 만난 갤러리에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고 여행을 계속하게 된 그 때를 기억한다.
바람을 표현한 작가라는 김영갑,
루게릭 병으로 2005년 삶을 마감했다고 했고,
다양한 모습과 색깔의 제주를 그 만의 필름에 담았다.
가만히 사진을 보고 있으면 느껴지는 바람 소리에 넋을 놓고 사진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집에 가면 사진집도 사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여행이 끝나고 일상에 바쁘다보니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떠올린 그 때의 생각,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정말 탁월했다.
사진에 담은 제주의 모습도, 그 사진을 담은 사진작가 김영갑의 삶과 이야기도,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 충분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그의 열정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연 나라면, 내 삶 속에서 그런 선택을 해야한다면?
나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내가 추구하는 세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할까?
어쩌면 지금도 나는 그렇게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은 꿈으로만 간직하고 일단은 먹고 살기 위한다는 방편으로 일을 하고 살아야하니 말이다.
내 안의 열정을 흔들어주는 책을 만나서 모처럼 에너지로 넘치게 된다.
때로는 일반적이지 않은 인생을 읽게 되는 것, 그리고 혼이 담긴 예술 세계를 보는 것만으로 힘을 얻는다.
좋은 책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