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쿠다 히데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문장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오쿠다 히데오 문장의 묘미를 <공중그네>에서 처음으로 느꼈다. 그래서 그의 이름만으로 선택했던 다른 책들 <인더풀> <마돈나> <남쪽으로 튀어> <한밤중에 행진> 등등이 나름 재미있기는 했지만, 사실 처음의 그 느낌만 못해서 내심 아쉬웠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역시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이름 만으로 이 책을 선택했고, <공중그네>를 읽으며 느꼈던 참신한 느낌을 이번 책에서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가을비가 내리는 약간은 우울하고 무거워지는 감정을 밝게 띄워주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쌓여 있어서 이 책은 나중에 읽으려고 미뤄두었는데, 호기심도 생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가, 그냥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 책에는 6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섯 가정 속으로 들어가 그 가정의 속 모습을 살펴보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여섯 편의 이야기를 모두 읽어버렸다. 아주 일반적인 가정의 일상적인 모습......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삶 속에서의 특별함이 이렇게 소설로 엮이는 모습을 보니 소설가의 안목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이해하지 못할 난해한 소설도 아니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는 듯한 느낌도 아니며, 동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몇몇을 클로즈업해서 자세히 살펴보는 느낌을 받는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남편이든 아내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내 모습도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동네 아저씨 아줌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어딘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맞아! 맞아!"하고 공감하게 될거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묘미가 있었다. 나름대로 내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소설 속의 캐릭터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그 평범한 일상에서 그 이후의 일이 어떨 지 궁금해져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바빠졌다. 어찌보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릴 일들을 웃어가며 읽게 되는 시간이 즐겁다. 비오는 주말에 읽기로 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