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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시 치유 에세이
전미정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마음 속 깊은 곳을 울리며 깊이 공감하게 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라는 제목의 이 책은 시 한 편이 그림처럼 담겨있고,
거기에 따른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담겨 있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 치유 에세이’ 라는 부제를 보고,
사람의 마음을 좀더 이해하기위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그 이상의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꼭꼭 눌러버렸던 내 안의 상처들, 고름을 내어 터뜨리지 않고 그저 외면하며 사그라들게 만들었던 내 삶 속의 상처를,
나 조차도 잊고 있었던 내 마음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역할을 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그런 행동 속에 그런 마음이 있었을거라는 상황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사람을 더 이해하고 싶다는 나의 오만한 마음에 앞서,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
지나온 나의 시간들, 내가 선택한 것들, 나의 마음 등등 모든 것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었다면, 알게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이고,
지금은 낯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결정이 그 때에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경험하고 겪고 상처입은 기억들 때문에 지금이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일이라도
어쩌면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반복될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각박해지는 생활 속에서 감정의 표출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애써 외면하고 덮어버리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는 내 안의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아끼고 보살펴야 할 ’나 자신’에게 너무 홀대했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렇게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인간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끔은 힘들고 버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책으로도 마음을 치유받고, 위안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라는 제목이 특별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