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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 회복과 치유의 길, 시코쿠 88寺 순례기 ㅣ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경민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걷는 길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순례길이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다.
종교적인 느낌도 많이 들었고,
인생 자체가 고행인데 굳이 돈들이고 시간 들여가면서 길을 걷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날씨도 활동하기 좋게 따뜻해지고, 걷기 여행에 대한 책들을 계속 접하게 되다보니,
이제는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네팔 헬라부 트레킹을 시작으로 걷기 여행에 푹 빠진 후, 다양한 걷기 여행을 했다고 한다.
나도 처음 걷기 여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인도 여행을 하다가 간단한 트레킹 코스를 일주일 간 걸었던 그 때,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것’ 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다시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게으름으로 ’또다시’ 라는 기회는 계속 미뤄졌고,
최근에 제주 올레길을 잠깐 걷는 것으로 십여년 만의 기억을 실현하게 되었다.
20대의 나와는 달리 30대의 나는 생활 속에 지쳐있다가 내 몸 하나, 내 짐 하나, 버거워하면서 허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 어디인가?
그러면서 제주 올레길도 계절별로 가보고 싶어졌고, 다른 길도 기회를 만들어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동안 책으로도 방송에도 많이 나온 유명한 카미노 디 산티아고의 경우,
처음에는 종교적인 느낌이 들어 조금은 거부감도 들었지만,
자꾸 접하게 되니 익숙해지면서 최근들어서는 나도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코쿠 88사 순례길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산티아고 길이 기독교적인 색채를 띤다면, 시코쿠 88사 순례길은 불교적이다.
카미노 디 산티아고와 더불어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된 순례길, 구마노코도!!!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시코쿠 길을 걷는 듯, 그 길의 느낌이 전해져왔다.
인생에서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시코쿠의 길도 항상 걷기에 좋은 길만은 아닌,
가끔은 버티기 힘든 고난도의 길로도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엽서’ 에 대한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순례길을 걷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때, 엽서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순례자들에게 순례길을 걸으면서 하고 싶은 한마디를 적어 엽서를 보내줄 것을 부탁하고 싶어졌다.
혹시 내가 깨닫지 못한 인생의 소중한 이야기를 다른 순례자에게서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회복과 치유를 위해 떠나는 길은 어디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일상 속에서 잠깐 떠나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면,
스스로에게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나도 내 인생에 적어도 한 번은 순례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해본다.
일본의 시코쿠 88사 순례길도 일단 내 마음 속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