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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뒷골목 - 어느 트렌드세터의 홍대앞 카페 가이드
양소영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서울 토박이지만, 서울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를 추구하는 곳이 서울이어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르는 것은 참 답답하다.
내 마음을 쉴 수 있는 아지트같은 공간이 몇 군데만 있어도 내 삶에 여유를 줄 수 있는 쉼표가 될텐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돌아다녀본 서울은 꽤나 낯설다.
특히 홍대 앞이 그렇다.
몇년 전에는 그래도 몇 군데라도 아는 곳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얼마 전 가본 그 곳은 너무 낯설었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간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그냥 공연만 보고 먼 길을 되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차라리 동네에 가서 술이나 한 잔 하자며!!!
개성 넘치는 홍대 앞까지 가서 낯설어하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니 홍대 앞에 가볼만한 곳이 참 많으니 말이다.
이 책 <홍대 앞 뒷골목>은 홍대 앞 카페 가이드이다.
나처럼 그 많은 카페 중 어느 곳에 갈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책을 펼쳐보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카페와 바 등이 많았다.
홍대 앞을 잘 아는 저자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는 형식으로 이 책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지
처음에는 그저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곳에 꼭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무데나 들어가서 ’에잇, 역시 다 똑같아.’ 혹은 ’그냥 무난한 맛이 낫겠어.’ 라고 생각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자신의 상점에 자신감과 긍지를 가지고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게다가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카모메 식당>에 나오는 시나몬 롤......!!!
그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던 책장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언제부턴가 한국에는 빵집이 P와 T밖에 없는 듯하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빵을 먹는다니, 너무 안타깝다.
4천만이 똑같은 빵을 먹는 나라. (68p)
나는 왜 그건 그저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먹던대로 익숙한 빵만 먹을 생각을 했던 것인지......
커피는 그냥 아메리카노나 카페모카, 프라푸치노 정도가 전부라고 생각했던건지......
무심하게 적응하는 면 때문에, 나처럼 그런 사람들에게 맞춰서 동네 카페들도 그렇게 개성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 책을 보니 소개된 곳들이 개성이 넘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꼭 가보고 싶은 곳이나 먹어 보고 싶은 메뉴를 표시해놓았다.
바쁜 일상에 허덕이다가도 마음 편하게 휴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휴일에 어디론가 가고 싶어질 때는 홍대 앞 뒷골목으로 가야겠다.
일단 책에 나와있는 곳들 부터 시작해서 돌아다니고,
그 다음에는 나만의 느낌을 담은 곳들을 물색해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