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히말라야 부근 산행을 한 적은 있다.
완전 산책 코스라고 해서 정말 산책코스일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헥헥~ 저질체력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연의 웅장함, 거대함, 아름다움 등등 내가 알고 있는 형용사를 다 써봐도 표현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 그 곳에 있었다.

전기가 들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일찍 잠 들어야했던 산장,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들이 있는 그 곳에서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교육을 받을까?
이 아이들도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냥 막연하게만 그런 생각을 했고,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아마 상당수의 사람들에게서 그런 생각들은 그냥 그렇게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도시의 문명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 곳은 발전이란 이름으로 오염되지 않았으면 하는...
이중적인 잣대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여동생의 죽음으로 여동생이 아끼는 목걸이를 산 정상에 놓겠다는 일념으로 K2에 오르던 등반가로 시작했지만,
히말라야 산간마을 코르페에 학교를 세우며 그 곳에 희망을 세운 모텐슨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처음에 제목에서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다.
'세 잔의 차'라는 제목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발티 사람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네. 
죽음도 마다하지 않아. (219p)

세 잔의 차!!!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이렇게 차를 매개로 보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모텐슨은 그 산간 오지의 마을에 학교를 세우려고 구체적으로 행동을 개시하게 된다.
’그 곳은 학교도 없고, 왜 이렇게 문화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개 개인이 여러 곳에 편지도 보내고, 모금도 하면서, 구체적으로 학교를 짓는 일을 진행해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두꺼운 두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가끔은 빠르고 급속하게 진도가 나가고, 가끔은 천천히 읽히기도 한다.
무언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술술 진행되지는 않지만, 약간 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진행되어도 결국에는 완성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북인도 라다크에 학교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는 류시화 시인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이렇게 조금씩, 하나하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일단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보았던 글 중, 부탄의 국왕이 한 말이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그는 한 나라의 성공을 가늠하는 진정한 척도는 국민 총생산이 아니라 ’국민 총행복’이라고 했다. (176p)

국민 총행복...그 말이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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