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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떠다니는 마음들을 정리해서 평화롭게 해주는 마법같은 치유법이 여행인 것이다.
특히 걷기 여행......!!!
그저 빨리빨리 바쁘게 유명관광지만 찍고 돌아오는 관광이 아니라,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여행이, 바로 걸어다니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며 반복적인 도시 생활에 무미 건조하게 따라가고 있는 요즘,
아무래도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간 심혼을 잃어버릴 듯한 두려움에 여행을 꿈꾸게 된다.
괜히 돈만쓰고 마음만 상하면 어쩔까, 움직이는 게 귀찮기도 하고 머뭇거려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이 책에서 발견한 문장에 내 마음이 동요한다.
한비야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떠날까 말까 고민되면 일단 떠나라. 살까 말까 고민되면 절대 사지 마라.'
쇼핑은 늘 후회하지만 여행은 후회하는 일이 없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35p)
여행에 관한 나의 생각을 굳히게 된 말이다.
두려울 게 뭐있고, 미룰 게 뭐있나.
여행을 하기엔 지금이 최적의 시간이고,
이 정도 열심히 살았으면 나 자신에게 소중한 기억을 선물해줄 만하다.
이 책은 제주 걷기 여행 뿐만이 아닌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저자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사실 산티아고를 걷는 이야기는 좀 뜬금없었지만(이 책의 제목이 <제주 걷기 여행>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제주 올레길이 생기게 된 배경이 산티아고의 길이었으니 이해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제주올레길을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키워가고 있는지 이야기해주고있다.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든 것은 제주말이 담긴 부분이었다.
고향이 제주도인 서명숙 저자는 그 지방말을 맛깔스럽게 책에 담았다.
친절히 해설을 달아주면서 그 글을 읽다보면, 우리말에도 이렇게 풍부하고 다양한 어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어떤 단어들은 따라 읽다보면 음악적 감각이 느껴지는 단어들도 있었다.
조만간 제주도를 향해 배낭을 메고 떠나게 될 것 같다.
이 책이 나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제주 올레길을 걷고 나서, 지금까지 내가 본 제주 중 최고의 풍경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