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 - 진짜 가수 박기영의 진짜 여행
박기영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을 처음 들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렇게 전율해보기는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연예인들의 얼굴에는 관심이 없었고 음악도 그리 많이 듣지는 않았을 때이다. 그 때에는 오직 귀에 들리는 음악만이 내 판단의 전부였다. 우연히 듣게 된 이 노래를 ‘다시 듣기’를 반복하며 노래가 끝나 가면 아쉬워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려 듣기를 반복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요즘 그 곳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 박기영 씨(책의 저자)가 그 박기영 씨(노래하는 분)인가 의아했다. 나의 고정관념 때문일까? 연예인이고 노래를 좋아하는 가수가 고행길에 오르는 것이 낯설고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같은 인간으로서, 같은 마음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는 모습에서 공감을 많이 하게 되었다. 좀더 다양한 모습의 세상을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버릴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더 버려야 하는 현실에서 배우고 느끼는 모습에서 나 또한 다를 것 없는 현실을 느낀다. 조금은 불편하고 지긋지긋하게 힘들기도 한 여행이겠지만, 여행이 끝난 후에 많이 배우고 깨달으며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돈은 지금보다 좀 더 모였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를 더욱 진국으로 만드는 것은 여행의 힘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떠나고 싶어졌다.

문득 걷고 싶어진다.

순례길처럼 시간이 많이 필요한 길은 당장 가지 못한다고 해도, 하루, 이틀, 사흘...걸어가며 나 자신을 생각하고 반성하고 계획하며 상념에 젖게 되는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그리고 언젠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발걸음하고 있는 날이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의 에너지가 방전될 때 나 자신을 충전하러 산티아고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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