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세상의 소리
청란 지음, 이해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마음이 고요해지는 책을 찾아 읽고 싶었다.
세상은 점점 삭막해지고 있다.
종교도 마찬가지로 그 혼란스러움을 더해준다.
서로 헐뜯으며 자신만이 옳은 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하다.
종교라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 생각한다.
세속적인 우리 삶에 한줄기 평화로운 마음을 가져다주며 신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것이 인간이 말하는 어떤 종교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종교 서적도 가끔 찾아 읽게 되는데, 사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서적은 거부감이 느껴진다.
우리의 인생은 그래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진행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와 관련된 저자가 저술한 책은 당위적이며 도덕적인 이야기가 가득한데,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청란은 베이징영화학교를 졸업하고 극작가 및 드라마 감독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불교에 귀의해서 깨달음을 얻기까지 불교 신자의 10여 년간의 구도(求道)기를 담고 있다.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마음 속의 번뇌 속에 고민하는 심리가 드러난 일기를 펼쳐보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고민 속에 쌓인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곳에서 독자를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 생각에 잠기게 해주는 책이었다.

어떤 종교이든 상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때로는 버겁고 힘들어도,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고 수행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종교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바람과 업을 짊어지고 있다. (85p)

누구에게든 자신만의 삶의 무게가 있다. 대신 짊어질 수도 없고,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시간은 갠지스 강의 모래와 같다. 
셀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으며 만질 수도 없어 그저 기다릴 뿐이다. 
나는 시간 속에 있지만 시간을 느낄 수가 없으며, 손에 쥔 모래는 셀 수 없고, 피안은 알지만 헤엄쳐 갈 수는 없는 곳이다. 
깨달은 자여, 부디 나에게 좋은 방법 하나 가르쳐주고 노를 하나 가져다 주세요! (38p)

나에게 주어진 시간,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삶,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할 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 삶의 배를 저어가는 사람은 나 자신일 것이다.
어떤 노를 선택하고 저어가야할 지, 앞으로 더 많은 명상과 독서로 알아가고 싶다.
언젠가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시간이 올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깨달음은 스스로 얻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내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지 말고, 내 능력껏 감당할 수 있는 무게로 살아나가고 싶다.
그 무게를 조금 덜어내는 데에 이 책과 함께 한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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