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해도 되겠니 - 풍경화 속의 꿈꾸는 여정
전규태 지음 / 서문당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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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할 때 여러 곳을 다니다보면 책도 짐이 된다.
두꺼운 책은 문자의 무게에 눌려 여행 자체가 짐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되도록 가벼우면서 생각은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찾게 된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에서 결심했다.
서울에 와서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면 코코넛 나무가 떠올라야 한다고......
이 순간을 잊지 말고 힘들거나 삶에 지치면 꼭 눈을 감고 떠올리자고...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나는 다시 현실에 젖어들어 아무리 눈을 감아도 희미해진 추억 한 자락 뿐,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여행이 필요한 가보다.
주기적으로 새롭게 할 수 있는 힘!
마음 속에 생각만 하던 것을 눈 앞에 보며 깨닫거나, 
눈 앞에 펼쳐지는 세상을 마음 속에 담아두게 되는 일이
여행을 통해 가능한 것인가보다.

그런 나에게 여행을 함께 하고 싶은 책이 나타났다.
그림 속에서 장소를 시각화하게 되고, 글을 읽고 눈을 감으면 장소가 아련한 꿈처럼 떠오른다.
때때로 느껴지는 외로움과 아픔이 글과 그림에서 느껴지고, 
여행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기에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인생 자체이기에
가벼운 책 한 권에 담은 세상과 감상이 삶의 동반자가 되어버린다.

이 책의 시는 즐거움만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어떤 작품은 그림이 환상적이어서 그 곳에 가지 않아도 생생한 느낌을 받는다.
어떤 시는 인생을 담은 듯한 느낌도 자아낸다.
세상 여러 곳에서의 느낌들을 담아 얇은 책 한 권이 탄생했나보다.
나도 그 곳에 가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 궁금해진다.

행복하면 길게 떠날 생각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적당한 때에 적당히 짐을 꾸리고, 시집 한 두권만 짐에 넣은 다음,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그 때 이 책도 함께 가게 될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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