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원주택을 꿈꾼다. 젊어서 열심히 돈도 벌고 바쁘게 살고, 나중에 노년에는 전원주택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때 가서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젊어서 익숙하게 보낸 장소를 버리고 갑자기 낯선 곳에 가서 전원생활을 하는 것은 쉽겠는가? 그냥 생각만으로 자연 속에서 뛰놀고 여유있게 지내는 것을 꿈꾸고, 실상은 그냥 그저그런 아파트에서 하루를 보낸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저 위안을 삼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위안을 삼지 않고, 과감하게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율이네 식구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율이네 집에는 그곳만의 색깔이 있어서 좋다. 유행에 민감한 곳이 아니라, 자신만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그 곳이 맘에 든다. 책을 보는 내내 부러움에 가득 찬 느낌을 받았다. 율이도 고양이들도 여유로워보이는 모습! 그런 공간에서는 시간도 여유로워지나보다. 포근하게 늘어져서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의 표정이 행복해보인다. 아파트 공간에서는 아이에게 뛰지말라고 계속 주의를 줘야 했지만, 마당이 있는 한옥에서는 그런 주의를 줄 필요도 없고, 아이도 야단 맞을 이유가 없다. 그저 즐겁게 뛰어 놀고, 마당에서 비누방울도 불고, 근사한 식사도 하고, 웃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현대 도시인들이 정형화되고 웃음을 잊어가는 것은 어쩌면 도시인들의 환경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율이네 처럼 마당이 있는 한옥이 부러워지는 시간이다. 일단은 책을 보며 그들의 삶을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