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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 값싼 위로, 위악의 독설은 가라!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2월
평점 :
<미실>의 작가인 김별아, 관심있는 작가인 그 분의 산문집이 나왔다는 사실에 그 내용이 정말 궁금했다.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라는 제목의 책은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한 제목이다.
세상이 나를 모욕해 올 때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맞받아칠 수 있는지 고민한다는 글이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나름 실용적인 면도 있을거란 기대감도 들고 반가웠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내 나이 서른 중반이 넘어가고 있다.
세상에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커다란 포부는 살짝 뒤로 감춘 채, 불의를 보고도 그냥 꾹 참아버리는 그런 30대로 살고 있는 일반인이 되어버렸다.
나의 20대를 생각해보면 불안초조하며 우울하던 현실이어서, 얼른 30대가 되길 바라던 시절이었다.
30대가 되면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제 조금더 시간이 흘러가면 불혹(不惑)의 나이, 마흔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 그 나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욱 미혹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그 나이가 되면 세상에 현혹됨 없이 바른 판단과 생활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지나친 욕심인건지, 이 책을 보면서 생각만 많아져버렸다.
세상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접할 수 있는 일들은 이율배반적인 것들이 많이 있다.
어찌보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고, 어찌보면 역사를 바꿀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도 비슷했다.
이 시대의 여성 작가들은 일반인들보다는 좀더 예민하고 섬세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어쩌면 ’이 정도는 모욕이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생각해보니 모욕이 맞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고,
그러면 이런 모욕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김별아 작가가 비슷한 연대의 여성이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한 모욕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욕이라기 보다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느끼게 되었다.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현실의 시간 속에서,
잠깐 멈추고 현실을 바라보며 나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오늘 나는 나만의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