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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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에는 잘 모르는 서울을 탐험하여 알게 하는 서울 구석구석의 가이드북 정도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를 담은 책이다.
과거의 역사적인 서울의 모습에 처음에는 약간의 무게감을 느꼈지만, 새로운 서울의 모습을 기본적인 것부터 알게 되어 흥미로운 시작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서울이 과거에는 어땠고, 어떤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는 지 두툼한 책의 두께만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생각보다 깊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며 왜 이 책의 제목이 ’서울은 깊다’라고 정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사진과 함께 과거의 모습이 첨부되고 비교되어서 재미와 흥미를 더했다.

서울은 예전에 비해 많이 변화되어 왔으며, 지금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 공간이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 곳에 정착한 것은 내가 어린이였을 때였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20년 이상 이 곳에서 생활한 나를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도 되었다.
나는 나이지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분명 다르다. 분명 나는 변화했다.
한 인간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이였다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지금은 직업을 가진 인간으로 변화하였다.
매일 보는 공간은 변화가 있는 듯 없는 듯, 매일 접할 때는 잘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분명 이 곳은 변화했다.
없었던 지하철도 생기고, 횡단보도도 생기고, 상가도 많이 생겼다.
1980년대의 이 곳과 2000년 대의 이 곳은 분명히 같으면서도 다른 역사의 흐름이 있는 공간이다.
이 책을 보면서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변화를 생각해보았고, 내가 존재하는 시공간에 대한 의미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휴목일에 대한 이야기나 복수의 하나님, ’권력’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공간을 개조할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표현한 것이 특이하고 재미있었다.

공간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공간을 설계한 사람의 의도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181p)
고종이 전차가 개통된 후에 객차의 모양이 상여를 닮아 불길하다고 하여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전차를 애용하였고, 사람들의 이동을 편하게 하는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차와 함께 장소도 변화하게 되었다.
전차 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사람들의 마음과 편리성, 취향 등의 원인에 따라 미래에는 또 어떻게 변해갈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모든 것이 생각처럼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엉뚱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서울은 어떤 곳이 되어있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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