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가와하라 렌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앗...소설 작가가 참 예쁘네?"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느낀 생각이었다.
작가는 대학에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중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공부를 하며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 속에 작품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극도의 상황이 되어야 작품이 나온다고 했으니 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손에 쥐고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한순간
우리 인생은 한 순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많다.
한 순간의 기억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즐거운 시간도 있지만, 돌이키기 힘든 상처가 되어버리는 순간도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순간으로 가서 그 일이 없던 일로 되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 순간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우리는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주인공 소나다 이즈미
이즈미에게도 그런 한 순간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된 한 순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그 기억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렸다.
그 기억을 찾는 것은 이즈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 마키코 씨와의 만남과 그 기억을 찾기위해 애쓰며 보내게 되는 시간, 기억을 찾아가며 아픈 마음을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손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이 느껴진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소설같은 마무리를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소설이니까......
적당히 슬프면서 그 슬픔을 이겨나가는 한 인간의 모습, 
사고는 한 순간이지만, 그 순간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사람의 기억은 마키모의 다음 말 처럼 사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하고, 애써 묻혀지며 평상심이 살아나기도 하나보다.

인간은 누구라도 한두 가지씩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 법이야. 그것을 생각해내면 무언가를 잃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애써 생각해내지 않으려고 그저 잊어버린 척하며 살아가는 거야. 괴로운 일이 있거나 무거운 죄를 범했어도 거기서 빠져나와 일단 기억의 문을 닫아 걸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고통 받지 않고 잊어버릴 수 있어. 그렇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거야.
 
페이지 : 124  


내 인생을 바꿔 놓은 한 순간은 언제였는지?
독서의 시간보다 생각의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즈미가 나라면, 내가 이즈미라면 어떻게 했을 지...
생각이 길어져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11월이 되면 일본 전국의 신들이 모두 이즈모에 모여든대. "
나도 다음 11월이 되면 이즈미와 준이치의 계획처럼 이즈모에 가고 싶어진다.
거기에서 어떤 신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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