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로 꿈꾸는 자유 - 국내여행 편 - 스쿠터 여행가 임태훈의 무모한 여행기
임태훈 글.사진 / 대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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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관련 책을 읽고 싶었다.
마음이 복잡할 때에는 지금까지 일상생활로 반복되던 장소에 묶여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지만, 막상 떠나고자 하니 어디로 떠나야 할지 모르겠고...... 막연한 두려움만 느껴진다.
그래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을 만났으니, 이번엔 책을 보다가 느낌이 통하는 곳으로 무작정 떠나려고 했다.
아무래도 해외여행은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가, 사실 국내 여행을 그리 많이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유난히 국내 여행 책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던 중 만난 책 중 하나가 이 책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국내 여행을 하며 느낀 저자의 자유를 함께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스쿠터로 꿈꾸는 자유>라는 제목도 낭만적이었다.
자유를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나는 나름 얽매여 있는 삶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마음껏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제목.
그래서 더 제목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며 스쿠터로 전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보면 우리 나라 곳곳의 경치와 문화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공감을 느끼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어쩌면 나는 20대의 열정과 꿈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20대에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 속에서 방황과 고민,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나도 그때 그렇게 불안정한 상황이었는지도 모르는데......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건 왜일까?
이 책의 내용은 책으로 묶기에는 뭔가 한단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여행을 한 사람의 마음 상태가 그대로 내게 전달되는 것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이겨내야 하고, 외로움을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는 저자의 글을 보고,
나는 그 무게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느낌을 받았다.

여행을 하면서 그런 느낌들은 떨쳐버리고, 마음 속 가득히 뭔가 깨달음으로 채웠으면 좋았을텐데,
아직 버리기에도 벅찬 무언가가 느껴지니, 내 마음까지 무겁고 힘들어진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페이지 : 284  

에필로그 제목에 있는 말이다.
나름 자유롭게 여행을 다녔던 나는 그 자유가 힘들고 벅차서 정착을 꿈꿨지만, 지금은 그때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더 많이 기록해 놓고, 더 많은 여행 사진을 갖고 있었다면, 기억이 금방 되살아날텐데......
얼마나 되었다고 그 기억은 희미해진다.

나만의 느낌을 가득 담은 일기장 같은 여행기를 적고 싶다는 욕망이 불타오른다.
소중한 기억, 잊혀지지 않게, 이번 여행부터는 내 생각을 더 가득 담아보고 싶다. 
때로는 책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책을 보며 내 생각을 정리한다.

아쉬운 마음에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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