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먹은 대로 살아요 - 思うとおりに步めばいいのよ (2002)
타샤 튜터 지음, 리처드 브라운 사진, 천양희 옮김 / 종이나라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좋은 점은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책을 만나게 되느냐도 소중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물질적인 결핍이 사람들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할 때면, 사람들은 오히려 더 정신적인 여유를 갈망하게 된다.
그동안 나는 재테크나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으며 보다 나은 나 자신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 빠져있었는데, 사람에게는 금전적인 욕망이나 자신의 명예를 채울 수 있는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한 것, 마음 속에 추구하는 조용한 평화로움이 있다.
바쁘게 지내다보면 자기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힘든 법, 참 오랜 길을 돌아서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잠재우고 조용히 마음의 소리를 듣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예전부터 있었던 책이지만 더욱 나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책들이 있었다. 그 중 들떠있던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던 분이 계셨으니 바로 타샤 튜더였다.

타샤 튜더의 글이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안타깝게도 타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였다.
이제서야 그 분의 아기자기한 정원이나 인형들, 그림들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는 점이 많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새로운 것만이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늘 바쁘게만 살아가면서 자신을 잊고 쫓기며 뛰어가지만, 나 역시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 차 한 잔 할 여유 없이 뛰어다닌 것은 아닌가 반성해보게 되었다. 그 공간과 시간이 참으로 행복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샤 튜더의 삶의 방식은 내가 추구하면서도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지 않고, 앞으로 언젠가는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에, 이 책은 나에게 최고의 간접 경험을 선물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렇게 추구하고 살면 되는데, 삶에는 왜 이렇게 장애물과 고난이 있는 것인지......왜 그렇게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던건지......

타샤 할머니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고 멋진 그림을 그리며 살기 위해서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나이에 맞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사진 속에 담긴 꽃 들의 모습은 평화로운 정원의 모습을 담아냈고, 동물들과 친근하게 시간을 보내는 타샤 할머니의 미소도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림과 인형에서는 타샤 할머니의 다정다감하고 꼼꼼한 솜씨를 보게 되었고, 동화 속 나라에 온 듯 꿈 속에 빠져들게 만들어 준다.

나도 그 나이가 되면 그런 삶을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안정되고 평화로워질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이 책을 읽고 얻은 소중한 느낌이다.
지금 내가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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