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보물창고 - 공상 소년소녀가 떠나는 파리 뒷골목 탐험-보물창고 시리즈 보물창고 시리즈
박은희 글, 이경인·박은희 사진 / 브이북(바이널)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UGUF의 파리여행노트를 참 재미나게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요일엔 문을 닫아버리는 백화점
한여름, 에어컨도 얼음도 없는 카페
경찰과 함께 무단횡단을 하는 파리지앙
......
내가 본 파리의 모습도 그랬기 때문에 "맞아!맞아!" 하면서 맞장구를 치며 책장을 넘겼다.
그 다음 페이지의 고양이 사진......거기서 나는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정말 내 마음에 꼭 드는 사진이었다.
우수에 찬,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야옹이의 모습!
맑은 날씨가 아닌 파리의 비오는 날씨에 창밖을 내다보는 고양이의 우수어린 실루엣!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고양이의 뒷 모습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빗방울 떨어지는 창밖을 보며 이 고양이는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 것일까?
외로움? 그리움? 그냥 멍~때리고 있을 뿐?
이 책의 매력은 그런 마음까지 사진에 잘 담아낸 묘한 시선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보며 별다른 감흥이 없는 나 자신이 의아했다.
나름 파리를 두 번 다녀왔다는 생각에 별로 새롭지 않다고 느낀 것일까? 그래도 또 가보고 싶은 곳인데?
아니면 이미 이전에 봤던 파리여행노트에서 독특한 인상을 받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실망했던 것일까?

그냥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하면서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좀 있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프랑스에 갈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억지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공감이 간다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거란 생각도 든다. 전혀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했던 곳이라도 책을 보고 마음이 확 바뀌는 면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베트남 쌀국수나 우동 같은 동양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빼고 책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 나라에도 한식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나라를 소개한 책이 아닌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보다 흔하지 않은 그 곳의 풍경과 문화를 책을 통해 보고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 책을 읽는 목적이 아닌가?
한국인인 저자가 파리에서 생활하면서도 한국에서 맛보던 동양의 맛이 그리워서 책에 담은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여행관련 책을 보며 여행을 꿈꾸게 되기도 한다.
여행을 하는 것은 지금 우리의 일상 생활과 다른 환경을 보는 자기자신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곳이 빨리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닌 시큰둥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직은 갈 때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이번 책 속의 여행은 그저 좀더 있다가 가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로 일상 생활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파리여행노트 책이 더 재미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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