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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냥그릇 - 나를 찾아가는 먼 길
방현희 지음 / GenBook(젠북)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인생은 무엇이고, 행복은 무엇일까?’
예로부터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얻고자 애를 썼지만, 누구도 그 해답을 구하지는 못했던 문제들이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살아가는 동안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될 것인가? ’
삶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만 조금 알겠다. 그리고 아직도 삶을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행복에 대한 생각은 서양과 동양이 좀 다르다. 특히 동양적인 사고로는 인간의 욕망을 줄여서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고, 안빈낙도의 삶을 추구했다. 거친 밥에 소박한 밥상으로 배를 채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있으면 이 세상이 다 자신의 것이고 최대의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옛 선비들이 추구했던 행복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지금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책은 마음 속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바쁘게 달려오고, 정신없이 물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를 제공해주는 이야기들이다. 길거나 시간이 없어서 책을 접하기 힘들다는 것은 정말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인지,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짧은 우화들로 채워져있다.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찾아내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나를 찾아가는 먼 길, 욕망의 화살을 타고 달리는 그대여, 편견, 미망, 세상의 모래 한 알의 총 5부의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짧은 이야기들이 있고, 그 끝에는 이야기의 교훈이나 엮은이의 감상 포인트가 적혀있다. 짧은 이야기를 읽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읽고 나서 명상에 잠기기 위해서는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전체적인 구성과 상관없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생각에 잠기기 좋은 책이었다. 우화들을 모아놓은 책이기 때문에 예전에 접했던 것도 있고, 새로이 접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감상은 옛것과 지금 접한 이야기의 차이가 아닌, 지금 현재의 느낌으로 생각해볼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동냥그릇이 너무 화려한 재질로 포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게 하는 글들을 모아 엮어서 책을 냈지만, 정작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기에는 너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체적으로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화려함 때문에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정말 동냥그릇은 인간의 욕망인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소박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