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별을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도 특별하다.
천억 개의 별이 모여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가 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삶은 우주 속 작은 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작은 존재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순간, 한 사람의 세계는 우주만큼 넓어진다.
철학을 공부한 이재이와 미술을 공부한 윤소이의 대화에는 삶과 죽음, 존재와 사랑에 관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병세가 깊어지고 남은 시간이 짧게는 몇 달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재이는 윤소인에게 마지막 여행을 선물한다.
파리의 몽파르나스와 뤽상부르 공원, 로댕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지나며 두 사람은 예술과 역사를 함께 바라본다.
보들레르와 사르트르, 보부아르의 흔적을 만나고, 로댕과 반 고흐의 작품 앞에 오래 머문다.
여행지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는 문학과 미술, 철학과 역사로 넓어지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두 사람의 사랑이 있다.
특히 반 고흐를 따라가는 여정은 더욱 애잔하다.
「론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며 보림사에서의 시간을 떠올리고, 해바라기 네 송이를 스케치해 선물하는 윤소인의 모습에서는 아직 살아 있다는 기쁨이 묻어난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고흐와 동생 테오의 무덤을 마주하고, 「까마귀 나는 밀밭」의 실제 풍경 앞에 서는 장면에서는 예술과 죽음, 사랑이 하나의 길 위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