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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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적인 안목을 가지고 건축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는 책이다.

눈앞에 보이는 형태와 구조를 감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공간이 왜 그런 모습으로 탄생했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하게 한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의 생생한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한 채의 건물 안에도 시대의 문제와 지역의 문화, 사람들의 생활 방식, 환경에 대한 책임까지 촘촘하게 스며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순환도시처럼 지금 건축계가 마주한 현실적인 과제부터 AI와 새로운 기술, 재료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다루어 오늘의 건축이 어디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은 건축은 화려한 외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장소를 바라보는 건축가의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는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사고방식을 가까이에서 배우는 현장 수업이 되고, 건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일 지나치던 도시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창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는 세계 건축 현장에서 활약하는 열두 건축가와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인터뷰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각자의 작업실 한쪽에 앉아 건축가가 설계도를 펼쳐 놓고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자리에 함께한 듯 생생하다.

완성된 건축물의 성과를 보여주는 데 힘을 쏟기보다 어떤 질문에서 작업이 출발했고,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았는지를 들려준다.

그래서 책 제목에 들어간 레시피라는 말이 읽을수록 재미있어진다.

그대로 따라 하면 같은 건물이 만들어지는 조리법이 아니라 좋은 건축에 가까워지기 위해 어떤 질문을 품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생각의 레시피에 가깝다.

특히 눈길을 오래 붙잡은 것은 디자인을 하나의 언어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건축에서는 벽과 창문, 계단과 통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까지 저마다 말을 건넨다.

각각의 요소가 따로 돋보이는 것보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공간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어디에서 머물고, 누구와 눈을 마주치며,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까지 설계의 일부가 된다.

건축이 건물을 만드는 작업인 동시에 사람의 행동과 관계를 세심하게 읽어내는 일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나라에 따라 건축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기후와 지형이 다르고, 도시가 지나온 시간이 다르며,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습관과 문화 역시 다르다.

어느 나라에서 성공한 형태를 다른 도시에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좋은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가는 땅이 가진 기억을 읽고 그곳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세계 곳곳의 건축가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건축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생활까지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건축가들이 기후 위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새 건물을 멋지게 세우는 능력보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 문제 앞에서 건축가의 역할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AI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설계 과정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지만, 무엇을 위해 공간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까지 기술에 맡길 수는 없다.

어떤 경험을 만들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기술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목적과 태도라는 말이 건축을 넘어 우리의 일과 삶에도 연결된다.



책 속 설계도와 건축 사진을 함께 보는 재미도 크다.

대화에서 들었던 생각이 실제 구조와 형태로 구현된 모습을 확인하면서 한 장의 도면에 담긴 고민을 짐작하게 된다.

건물 하나를 올리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기술, 재료와 환경이 얽혀 있다는 사실도 선명해진다.

선 몇 개로 보였던 도면이 사람들의 움직임과 생활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한국 건축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반갑다.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는 흐름과 함께 건축 분야에서도 한국의 감각과 실력이 활발하게 알려지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읽으면서도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건축학도라면 설계 기술을 배우는 것 이상으로 '나는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은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전공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

매일 지나치던 건물과 거리, 도서관과 학교를 이전과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건축은 눈에 띄는 외관보다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을 오래 생각한 흔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는 건물을 보는 책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도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어떤 마음으로 설계할 것인지 묻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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