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따라 건축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기후와 지형이 다르고, 도시가 지나온 시간이 다르며,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습관과 문화 역시 다르다.
어느 나라에서 성공한 형태를 다른 도시에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좋은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가는 땅이 가진 기억을 읽고 그곳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세계 곳곳의 건축가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건축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생활까지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건축가들이 기후 위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새 건물을 멋지게 세우는 능력보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 문제 앞에서 건축가의 역할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AI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설계 과정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지만, 무엇을 위해 공간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까지 기술에 맡길 수는 없다.
어떤 경험을 만들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기술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목적과 태도라는 말이 건축을 넘어 우리의 일과 삶에도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