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찌고 싶은 찜기 레시피 - 세상 쉽고 맛있는 매일 집밥
리요코 지음, 장하린 옮김 / 이아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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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찜기 요리가 생활의 결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의미가 의외로 크게 다가왔다.

불 앞에서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조리 순서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

뚜껑을 덮는 순간, 한 끼는 이미 반쯤 완성된다.

『뭐든 찌고 싶은 찜기 레시피』는 일본에서 가장 잘 팔리는 레시피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금세 납득이 된다.

바쁜 날의 식탁을 어떻게 단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최소한의 동작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는 법이 페이지마다 차분히 담겨 있다.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은 뭘 해 먹지'라는 질문이 사라진다.

대신 '이건 찌면 되겠다'라는 확신이 남는다.

이 책을 넘기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조급함이 없다는 것이다.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도,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없다.

재료를 손질해 찜기에 담고, 시간만 맞추면 된다.

불을 조절하거나 뒤집을 필요도 없다.

그래서 요리가 한층 조용해진다.

그 조용함이 식탁까지 이어진다.



사진 역시 편하게 다가온다.

대나무 찜기 안에 담긴 밥과 채소, 고기와 달걀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통단호박 카레, 무청 비빔밥, 연어 간장버터찜 같은 메뉴들은 보기만 해도 조리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손이 많이 갈 것처럼 보이던 음식들이 찜기 안에서는 한결 단정해진다.

실제로 만들었을 때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구성이 특히 현실적이다.

요일별로 정리된 식단은 하루의 리듬을 고려해 짜여 있다.

월요일의 담백한 한 상, 중간쯤 숨을 고르게 해주는 채소 중심 구성, 조금 여유 있는 날을 위한 메인 요리까지 흐름이 자연스럽다.

한 번에 밥과 반찬을 함께 완성하는 방식은 주방 동선을 크게 줄여준다.

설거지가 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책의 중요한 장점이다.

찜기 요리의 확장성도 인상 깊다.

한 끼 식사에 머무르지 않고, 사오마이 같은 간단한 요리와 디저트로까지 이어진다.

단호박 사오마이, 옥수수 사오마이는 찜기의 활용 범위를 자연스럽게 넓혀준다.

식사의 끝이 무겁지 않게 정리되면서도 만족감은 남는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센 불에 타거나 간을 놓칠 가능성이 낮다.

찜기 안에서는 재료가 각자의 속도로 익어간다.

그래서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날에도 결과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저녁에도 식탁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뭐든 찌고 싶은 찜기 레시피』는 시간을 아끼는 법을 설명하기보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 요리가 삶을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건넨다.

뚜껑을 덮고 기다리는 동안 숨을 고르게 되고, 식탁 앞에서는 괜히 마음이 정돈된다.

이 책은 요리를 줄이는 대신 생활을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래 곁에 두고 펼쳐들며 생활 속에 함께 하고 싶어진다.

특별한 날을 위한 책이 아니라, 아무 일 없는 평범한 저녁을 지켜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찜기에서 올라오는 김처럼 하루의 분주함이 서서히 가라앉고, 식탁에는 과하지 않은 만족이 남을 것이다.

요리가 부담이 되지 않는 순간, 삶은 자연스럽게 정돈된다.

이 책은 그 조용한 변화를 매번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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